2015년 11월 20일 금요일

'007 스펙터' -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 제임스 본드 시리즈 베스트는?

007 시리즈 24탄 '007 스펙터(SPECTRE)'가 개봉했다. '007 스펙터'는 다니엘 크레이그(Daniel Craig)의 네 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다.

'007 스펙터'는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 제임스 본드 시리즈의 완결편 성격을 가진 영화이다.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 제임스 본드 시리즈에서 이어지던 스토리를 '007 스펙터'에서 마무리지었기 때문이다. 영화감독 샘 멘데스(Sam Mendes)와 주연배우 다니엘 크레이그 모두 이 점을 확인해준 바 있다.

따라서 '007 스펙터'가 다니엘 크레이그의 마지막 제임스 본드 영화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크레이그가 '본드25'로 돌아올 가능성이 완전히 없는 건 아니지만, 크레이그의 첫 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 '카지노 로얄(Casino Royale)'에서 시작한 스토리가 '007 스펙터'로 완결된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This movie draws together all four of Daniel’s movies into one final story, and he completes a journey. That wasn’t the case last time. There is a sense of completeness that wasn’t there at the end of 'Skyfall,' and that’s what makes this feel different."
- 데드라인닷컴 샘 멘데스 인터뷰 기사

"In fact, he says, if it has any relation to other Bond films, it’s as the denouement to the story that began with Casino: Bond’s determination to confront his past and figure out his place in the world, and MI6’s place in the world, and whether he might be able to fashion a life away from all that." 
- 에스콰이어 매거진 다니엘 크레이그 인터뷰 기사

그렇다고 '007 스펙터'가 다니엘 크레이그의 마지막 영화라고 단언하긴 아직 이르다. 이전 포스팅에서 다뤘던 것처럼 '007 스펙터'에서 줄거리를 또 이어붙이려면 충분히 가능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007 제작진이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를 여기에서 끝내고 '본드25'부터는 새로운 배우와 함께 새출발을 하려고 할 수도 있다. 따라서 공식발표가 나오기 전까지는 크레이그가 돌아올 가능성과 새로운 배우로 교체될 가능성 모두를 열여놓고 기다려야 할 듯 하다.

그렇다면 '본드25'는 잠시 뒤로 미뤄두고 지금까지 공개된 네 편의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 제임스 본드 시리즈를 되돌아보기로 하자.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 제임스 본드 시리즈를 베스트 순으로 순위를 매긴다면 1위는 어느 영화일까?

내가 뽑아본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 제임스 본드 시리즈 순위는 다음과 같다:

◆ 1위: 카지노 로얄 (2006)

다니엘 크레이그의 베스트 제임스 본드 영화는 '카지노 로얄(Casino Royale)'이다.

두 말할 것 없이 '카지노 로얄'이 베스트인 이유는 영화의 제목과 내용 모두 이언 플레밍(Ian Fleming)의 원작소설을 기초로 했기 때문이다. '카지노 로얄'은 1987년작 '리빙 데이라이트(The Living Daylights)' 이후 19년만에 이언 플레밍의 원작소설로 되돌아간 영화이다.

투명자동차가 등장한 2002년 영화 '다이 어나더 데이(Die Another Day)'를 본 본드팬들은 이제 다시 원작소설의 세계로 돌아갈 때가 되었다고 요구했다. 투명자동차까지 나왔으면 이제 갈 데까지 갔으니 영화배우를 교체해서 다시 원작소설의 세계로 되돌아갈 때가 왔다는 것이었다.

당시 007 제작진도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었던 듯 하다. 007 제작진은 과거에도 때가 되면 분위기를 바꿔주곤 해왔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다니엘 크레이그 주연의 첫 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 '카지노 로얄'이다.

007 영화 시리즈가 투명자동차가 나오는 판타지 세계에서 보다 어둡고 진지한 원작소설의 세계로 돌아가길 원했던 본드팬들은 '카지노 로얄'에 열광했다. 그토록 기다리던 원작소설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제임스 본드 영화가 나왔기 때문이다.

1953년 출간된 이언 플레밍의 첫 번째 제임스 본드 소설을 기초로 한 '카지노 로얄'은 투명자동차까지 등장했던 피어스 브로스난(Pierce Brosnan) 시대에 쌓였던 피로감을 한방에 날려버렸다. '카지노 로얄'은 주인공 이름만 제임스 본드일 뿐인 영화가 아니라 줄거리와 등장 캐릭터 모두 플레밍의 원작소설과 일치하는 영화였으므로 제임스 본드 시리즈를 소설로도 접한 본드팬들을 크게 만족시켜줬다. 007 시리즈를 영화 시리즈로만 접해온 관객들에겐 '카지노 로얄'이 이상해 보였을 수도 있지만, 007 시리즈를 소설과 영화 모두로 접한 본드팬들에겐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제임스 본드 영화였다.

◆ 2위: 스펙터 (2015)

2위는 다니엘 크레이그의 네 번째 영화 '스펙터(SPECTRE)'다.

'스펙터'가 2위인 이유는 간단하다: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 제임스 본드 시리즈 중 가장 클래식 007 시리즈에 가까운 영화이기 때문이다.

다니엘 크레이그는 '카지노 로얄'로 이언 플레밍이 창조한 원작소설의 세계를 성공적으로 되돌려놓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그 이후 영화들은 성공적이지 않았다. "어둡고 진지한 톤"을 계속 유지했으나, 그런 눈에 띄는 특징 몇 가지만 유지시킨다고 덮어놓고 "원작소설의 본드"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었다.

이 바람에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 제임스 본드 시리즈는 007 시리즈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게 되었다. 어둡고 격렬한 헐리우드 액션영화 중 하나로 보였지 제임스 본드 영화처럼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제임스 본드 영화는 원작소설 스타일과 영화 시리즈 스타일 중 어느 쪽이든 간에 제임스 본드 영화답게 보여야만 한다. 그러나 '카지노 로얄' 이후에 나온 다니엘 크레이그의 제임스 본드 영화들은 주인공 이름만 제임스 본드일 뿐인 영화가 됐다.

가장 큰 이유는 어둡고 진지한 톤을 유지하면서 제임스 본드 영화다운 영화를 만드는 방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크레이그의 세 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 '스카이폴(Skyfall)'은 영화 곳곳에 배치된 클래식 007 시리즈 오마쥬를 제외하고 나면 워너브러더스의 '다크 나이트(The Dark Knight)' 시리즈에 가까운 '수퍼히어로 짝퉁'이 되었다.

"007 시리즈는 007 시리즈다워야 한다"는 게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왜 그것이 중요한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많은 본드팬들은 '스카이폴'에 문제가 있음을 알아차렸다. '스카이폴'을 재밌게 봤다는 본드팬들도 '스카이폴'이 제임스 본드 영화처럼 보이지 않았다는 것엔 대부분 동의했다. 다니엘 크레이그 제임스 본드 시리즈가 007 시리즈의 범위를 지나치게 벗어났다는 비판도 일었다.

2015년 개봉한 크레이그의 네 번째 제임스 본드 영화 '스펙터'는 본드팬들이 제기한 이러한 비판에 대한 답변과 같은 영화였다. '스카이폴' 연출을 맡았던 영화감독, 샘 멘데스(Sam Mendes)가 똑같은 스타일의 영화를 두 번 연속으로 만들기 싫었기 때문에 이번 '스펙터'에선 지난 '스카이폴'과 달리 클래식 007 시리즈 쪽으로 이동한 것일 수도 있지만, 이유가 무엇이었든 간에 '스펙터'가 전통적인 007 시리즈 쪽으로 되돌아간 것만은 분명했다.

물론 '스펙터'도 여러가지 문제점을 지닌 영화다. 스토리가 이어지는 속편이란 점도 맘에 들지 않고, 지난 '스카이폴' 못지 않게 클래식 007 시리즈 오마쥬가 풍부하게 나온 바람에 신선도도 낮은 영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펙터'가 2위인 이유는 '카지노 로얄' 다음으로 제임스 본드 영화처럼 보이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카지노 로얄'이 이언 플레밍의 원작소설의 분위기를 잘 살린 제임스 본드 영화라면, '스펙터'는 007 영화 시리즈의 특징을 살린 제임스 본드 영화다. '카지노 로얄'이 '소설의 제임스 본드'에 가까운 영화라면, '스펙터'는 '영화의 제임스 본드'에 가까운 영화다.

007 시리즈 순위를 매길 때는 "오락성", "완성도" 뿐만 아니라 "얼마나 제임스 본드 영화다운가"도 중요하게 따져야 한다. 007 시리즈다운 특징이 뚜렷하게 나타나야 다른 비슷비슷한 헐리우드 액션영화들과 차별될 수 있으므로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스펙터'는 비록 영화는 썩 만족스럽지 않았으나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 제임스 본드 시리즈의 대표적인 문제점이던 '잃어버린 정체성'을 되찾는 노력을 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지 않을 수 없다. 크레이그의 이전 영화와 달리 "제임스 본드 영화"라는 사실을 한눈에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 3위: 콴텀 오브 솔래스 (2008)

3위는 다니엘 크레이그의 두 번째 영화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다.

'카지노 로얄'로 제임스 본드 데뷔를 한 다니엘 크레이그가 원작소설의 제임스 본드 캐릭터로 돌아가자 007 제작진은 두 번째 영화에서도 계속해서 그 스타일을 유지하려 했다. 영화의 제목을 이언 플레밍의 숏스토리에서 따온 이유도 원작소설의 느낌을 계속 살리려던 의도였다.

여기까진 좋았다.

그러나 007 제작진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콴텀 오브 솔래스'의 줄거리를 전작 '카지노 로얄'과 바로 이어지도록 연결시켰다. '카지노 로얄'의 엔딩과 '콴텀 오브 솔래스'의 오프닝을 바로 연결시킨 것이다.

007 시리즈가 이런 식으로 전작과 줄거리가 바로 이어진 적은 '콴텀 오브 솔래스'가 처음이다. 007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모든 영화가 독립된 플롯을 가진 시리즈이지 줄거리가 계속 이어지는 시리얼형 시리즈가 아니기 때문이다.

원작소설의 분위기를 계속 유지하려 한 것까지는 대환영이었으나 스토리를 '카지노 로얄'과 이어지도록 해야 할 필요는 없었다. 원작소설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선 '카지노 로얄'을 붙잡고 늘어지는 수밖에 없다는 얘기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원작소설을 기초로 하지 않고 원작소설의 분위기를 재현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까진 이해한다고 해도, '카지노 로얄'의 스토리를 확장시키는 아이디어를 짜냈다는 것엔 야유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해야만 원작소설의 분위기를 낼 자신이 있다면 다 집어치우고 다시 투명자동차가 나오던 시절로 되돌아가는 게 차라리 나을 것 같았다.

또한, 액션 씬은 제이슨 본 시리즈(Jason Bourne)와 지나치게 비슷해졌다. 유니버설의 제이슨 본 시리즈의 액션 담당이던 댄 브래들리(Dan Bradley)가 '콴텀 오브 솔래스'의 액션을 맡은 까닭이다. 건배럴 씬의 이동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카지노 로얄'에 이어 '콴텀 오브 솔래스'도 건배럴 씬이 영화의 맨 처음이 아닌 다른 곳에 배치된 바람에 '건배럴 씬 없는 허전한 오프닝'이 굉장히 낯설게 느껴졌다. 007 시리즈 1탄부터 20탄까지 영화의 맨 처음에 항상 나오던 건배럴 씬의 위치를 굳이 바꿀 필요가 있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무언가 색다르게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는 건 알겠는데, 이런 썩어빠진 아이디어밖에 내놓지 못했냐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크레이그의 첫 번째 영화 '카지노 로얄'은 '제임스 본드 비긴스' 성격의 영화였던 만큼 건배럴 씬의 위치가 달라진 걸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으나, 두 번째 영화에서도 제 위치에 배치하지 않은 건 큰 실수였다. '콴텀 오브 솔래스'를 더욱 제임스 본드 영화처럼 보이지 않도록 만드는 역효과를 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콴텀 오브 솔래스'를 제임스 본드 시리즈가 아닌 영화처럼 만드는 것이 제작진의 본 목적이었는지도 모른다. 제작진은 "Bond, James Bond", "Shaken, not stirred" 등 거의 모든 007 시리즈에 빠지지 않고 나왔던 대사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을 '콴텀 오브 솔래스'의 대표적인 특징처럼 소개하기도 했다.

물론 그런 대사 몇 줄이 대단히 중요한 건 아니다. 문제는 무슨 의도에서 건배럴 씬 위치변경에 이어 유명한 대사까지 뺐냐는 것이다. 이건 스타일 변화를 주겠다는 게 아니라 제임스 본드 영화처럼 만들지 않겠다는 얘기로 들렸다.

여기에 스크린라이터 파업까지 겹치면서 '콴텀 오브 솔래스'는 여러모로 실망스러운 영화에 그쳤다.

하지만 제임스 본드 영화를 어두운 톤의 사실적인 스파이 스릴러 영화로 만들어보려 노력한 건 평가할 만하다. 제임스 본드 영화를 존 르 카레(John Le Carre) 스타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방향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고 본다. 줄거리가 이어지는 속편이라는 점부터 시작해서 여러모로 결과가 실망스럽게 나왔지만 방향까지 완전히 잃은 듯한 영화는 아니었다.

◆ 4위: 스카이폴 (2012)

4위는 다니엘 크레이그의 세 번째 영화 '스카이폴(Skyfall)'이다.

007 시리즈 50주년 기념작인 '스카이폴'은 다니엘 크레이그 제임스 본드 시리즈 중 가장 실망스러운 영화다. "흥행에 성공했다", "평점을 높게 받았다"는 걸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여전히 '스카이폴'은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 최악의 제임스 본드 영화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제임스 본드 영화처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 5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007 시리즈가 우습게도 이제 와서 정체성 논란에 빠졌다.

'스카이폴'의 제임스 본드는 원작소설의 제임스 본드 캐릭터도 아니고 영화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 캐릭터도 아닌 '제 3의 캐릭터'였다. '스카이폴'의 제임스 본드는 '다크 나이트(The Dark Knight)' 시리즈의 배트맨처럼 보이는 코믹북 수퍼히어로 캐릭터였다.

주인공 이름이 제임스 본드이고, 영화에 "Bond, James Bond"라는 대사가 나온다고 해서 덮어놓고 제임스 본드 영화가 되는 것이 아니다. 제임스 본드가 어둡고 진지한 타잎이라고 해서 무조건 원작소설의 제임스 본드를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도 없다.

위에서 설명한 대로, 007 시리즈는 007 시리즈다워 보이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영화가 흥행에 성공했고 평점도 높게 나왔으며 재미도 있었다고 하더라도 "007 시리즈가 아닌 다른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는 느낌이 들었다면 007 시리즈 순위에선 바닥권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앞서 밝혔듯이, 007 시리즈 순위를 매길 때는 "오락성", "완성도" 뿐만 아니라 "얼마나 제임스 본드 영화다운가"도 중요하게 따져야 한다. 그러나 '스카이폴'은 "얼마나 제임스 본드 영화다운가"에서 바닥권으로 떨어진다.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에 가장 실망스러운 영화 중 하나로 꼽히는 '콴텀 오브 솔래스'보다도 아래인 이유는, 적어도 '콴텀 오브 솔래스'는 진지한 스파이 스릴러에 도전이라도 했지만 '스카이폴'은 코믹북 수퍼히어로 흉내내기에 그쳤기 때문이다. 물론 "완성도" 면에선 '스카이폴'이 '콴텀 오브 솔래스'보다 한수 위라고 할 수 있겠지만, 바로 위에서 말했듯이 007 시리즈 순위는 "완성도"만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제임스 본드 영화처럼 보이지 않으면 아무리 잘 만들었어도 소용이 없다.

'스카이폴'을 최고의 제임스 본드 영화로 꼽는 사람들은 로저 무어(Roger Moore)의 1979년 영화 '문레이커(Moonraker)'를 비판할 자격이 없다. 왜냐면, '문레이커'와 '스카이폴'은 사실상 같은 문제점을 지닌 영화이기 때문이다.

"스카이폴은 진지하지만 문레이커는 가볍다", "스카이폴은 사실적이지만 문레이커는 판타지적이다"는 등의 기초적인 차이점을 비교할 순 있다. 그러나 '스타 워즈(Star Wars)'의 인기에 편승해 007 시리즈라는 사실을 망각한 '문레이커'나, '다크 나이트'의 인기에 편승해 007 시리즈라는 사실을 망각한 '스카이폴'이나 하나도 다를 게 없다. 두 영화 모두 그 당시 인기있었던 헐리우드 영화를 무리하게 따라하려다 007 시리즈의 궤도에서 크게 벗어난 경우다. '스카이폴'은 2012년판 '문레이커'인 것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스카이폴'은 '문레이커', '다이 어나더 데이' 등과 함께 바닥권 그룹에 속할 수밖에 없다. 2시간 동안 아무 생각 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에 적당한 영화로는 별 문제가 없겠지만 "제임스 본드 영화다운 제임스 본드 영화"로는 절대 추천할 수 없는 영화 중 하나다. 

댓글 4개 :

  1. 물어보고 싶은게 있는 혹시 다니엘 크레이그의 첫007영화에서 다른 00요원이 지나가는대사로나마 언급된 적있나요? 이번 스펙터에서 009 언급된거 보고 생각났는데 크레이그 이전 본드영화에선 00요원 언급이 전무했던 것 같아서요. 티모시 달튼 첫 007영화에선 008이 언급되었고 피어스 브로스넌 첫 007영화에선 아예 악당이 006이었는데 혹시나 그 전통을 다니엘 크레이그도 따른건가하는 의문이 들어서 질문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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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가 생각하기에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엔 MI6 본부 쪽 이야기가 거의 나오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따라서 스펙터에서 다른 00 에이전트를 언급한 것도 전통을 따른 걸로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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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죽느냐 사느냐에서 00요원이 암살당한 장면이 잇던 걸로 기억돼요(암살 후 바로 관속으로..)
      옥터퍼시에서도 00요원이 쌍둥이악당에게 당하는데 로저무어가 쌍둥이 악당을 죽이면서
      00요원에 대한 복수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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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클래식 007 시리즈에선 다른 00 에이전트들이 종종 언급되곤 했었죠.
      골드핑거, 썬더볼, 황금총, 옥토퍼시, 뷰투어킬, 리빙데이라이트, 골든아이, 언리미티드 등...
      그런데 크레이그 시대엔 안 나오다 스펙터에서 009가 언급되었죠.
      말씀하신 죽느냐 사느냐 요원들은 번호가 나오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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