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4일 화요일

007 스펙터 vs 미션 임파서블: 로그 네이션 - 비슷한 부분 찾아보기

007 시리즈와 미션 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 시리즈가 서로 겹치는 부분이 많은 것은 비밀이 아니다. 비슷한 스파이 픽션 쟝르의 영화 시리즈라서 플롯, 악당, 캐릭터, 스턴트, 로케이션 등 여러 부분에서 비슷한 점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물론 007 시리즈는 제임스 본드가 홀로 사건을 해결하는 반면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는 IMF 팀이 함께 사건을 해결한다는 큰 차이점이 있지만, 가면 갈수록 두 스파이 시리즈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007 시리즈가 다니엘 크레이그(Daniel Craig) 시대에 들어 진지하고 격렬해지면서 제이슨 본(Jason Bourne) 시리즈를 닮아가는 동안 톰 크루즈(Tom Cruise) 주연의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는 신출귀몰한 가젯, 유쾌하고 스타일리쉬한 액션 씬을 앞세우고 과거의 007 시리즈가 머물렀던 자리를 차지했다.

이렇게 해서 "미션 임파서블이 007 시리즈가 됐고, 제임스 본드는 제이슨 본이 됐다"는 말까지 나오게 됐다.

 최근에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 로그 네이션(Mission Impossible: Rogue Nation)'과 곧 개봉할 예정인 '007 스펙터(SPECTRE)'도 예외가 아니다. '미션 임파서블: 로그 네이션'을 보면서 '007 스펙터'와 유사한 점이 꽤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007 스펙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작년말 발생한 소니 픽쳐스 해킹으로 스크립트를 비롯한 많은 자료가 유출되어 줄거리 윤곽 등이 뚜렷하게 드러난 상태라서 최근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 로그 네이션'과의 비교가 어느 정도 가능했다.

그렇다면 그 중 눈에 띄는 유사점 몇가지를 살펴보기로 하자.


◆스토리 

'007 스펙터'와 '미션 임파서블: 로그 네이션'의 가장 비슷한 부분은 스토리다.

'미션 임파서블: 로그 네이션'은 이든 헌트가 '신디케이트'라 불리는 미스터리한 조직을 추적하면서 베일에 가려진 '신디케이트' 리더의 정체를 밝힌다는 줄거리다.

'007 스펙터'는 제임스 본드가 '스펙터'라 불리는 미스터리한 조직을 추적하면서  베일에 가려진 '스펙터' 리더의 정체를 밝힌다는 줄거리다.

'스펙터'와 '신디케이트'가 꾸미는 음모가 영국 정보부와 관련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로그 에이전트

'007 스펙터'와 '미션 임파서블: 로그 네이션'의 또다른 공통점은 본드가 속한 '00 섹션'과 헌트가 속한 'IMF'가 해체되는 운명을 맞는다는 점이다. 본드와 헌트는 본부의 공식적인 지원을 받지 못한 채 사실상 '로그 에이전트' 신분으로 사건을 풀어간다는 점도 공통점 중 하나다.

'미션 임파서블: 로그 네이션'에서 CIA와 미국 정부는 IMF 조직을 해체시키고, 사라진 이든 헌트를 추적한다. 이 바람에 헌트는 쫓기는 '로그 에이전트' 신세가 되어 IMF 동료들로부터 공식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되며, 벤지와 브랜트 등 몇몇 IMF 멤버들은 CIA 국장 헌리(알렉 볼드윈) 등 상부 몰래 헌트를 지원한다.

'007 스펙터'에선 MI5와 MI6가 합병하고 본드가 속한 00 섹션도 해체된다. 본드는 현직 M(랄프 파인즈)이 아닌 전직 M(주디 덴치)이 남긴 미션을 비밀리에 수행하다 멕시코 시티에서 한바탕 일을 저질러 자초지종을 전혀 모르고 있는 현직 M의 분노를 사 정직 처분을 받는다. '로그 에이전트'까지는 아니지만 추적장치를 몸에 삽입하고 감시를 받는 처지에 놓인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본드는 상부 몰래 활동하게 되고, Q와 머니페니 등 본드와 가까운 동료들이 M(랄프 파인즈) 등 상부 몰래 본드를 지원한다.

◆캐릭터

'미션 임파서블: 로그 네이션'에 등장한 '신디케이트' 리더 솔로몬 레인(숀 해리스)은 카리스마틱한 터프가이 보스형이 아니라 교활한 타잎의 악당이라는 점에서 '007 스펙터'의 블로펠드/오버하우서(크리스토프 발츠)와 비슷한 점이 있다.


'미션 임파서블: 로그 네이션'의 벤지(사이먼 페그)와 '007 스펙터'의 Q(벤 위샤)도 많은 공통점이 있는 캐릭터다. 두 캐릭터 모두 가젯과 컴퓨터 전문가이며, 각각 헌트와 본드를 만나기 위해 직접 오스트리아를 찾는다는 공통점도 있다. '미션 임파서블: 로그 네이션'의 벤지는 오스트리아의 오페라 하우스에서 헌트를 만나며, '007 스펙터'의 Q는 역시 오스트리아의 스키장에서 본드를 만난다.


또한 '미션 임파서블: 로그 네이션'에서 이든 헌트를 추적하는 CIA 국장 헌리(알렉 볼드윈)는 '007 스펙터'에서 본드에게 정직 징계를 내리는 M(랄프 파인즈)과 겹쳐진다. 헌리와 M은 각각 헌트와 본드가 무언가 낌새를 챘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공통점도 갖고있다.


이렇다 보니 '007 스펙터'와 '미션 임파서블: 로그 네이션'은 등장 캐릭터를 서로 맞교환해도 되겠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로케이션

'007 스펙터'와 '미션 임파서블: 로그 네이션'은 로케이션에서도 공통점이 있다.

'미션 임파서블: 로그 네이션'은 오스트리아, 모로코를 거쳐 영국 런던에서 마무리를 짓는다.

'007 스펙터' 역시 오스트리아, 모로코를 거쳐 영국 런던에서 마무리를 짓는다.

오스트리아와 모로코까지는 우연일 수 있다고 해도 두 영화 모두 영국의 런던에서 끝난다는 공통점까지 따져보면 우연치고는 묘하다는 생각이 든다.

◆스칸디나비아 출신 여배우

본드걸의 기회를 놓친 스칸디나비아 출신 여배우들이 007 시리즈를 제외한 나머지 스파이 픽션 쟝르 영화의 여주인공 역을 싹쓸이 하고있다.

'007 스펙터' 출연진 루머가 한창이던 2014년 봄, 리딩 본드걸이 스칸디나비아 출신으로 알려지면서 007 제작진이 스칸디나비아 출신 여배우를 물색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그러나 007 제작진이 스칸디나비아 촬영 계획을 접은 것으로 알려지더니 '본드24' 리딩 본드걸 역도 프랑스 여배우 레아 세두(Lea Seydoux)에게 돌아갔다.

그러더니 2014년 여름 스웨덴 출신 여배우 리베카 퍼거슨(Rebecca Ferguson)이 파라마운트의 '미션 임파서블: 로그 네이션'에 캐스팅된 것으로 전해졌다. 스칸디나비아 출신 여배우를 찾던 007 제작진이 프랑스 여배우를 선택하면서 본드걸의 꿈은 무산되었으나 그 대신 스웨덴 출신 여배우가 '미션걸(?)'이 된 것이다.

▲'미션 임파서블: 로그 네이션'의 리베카 퍼거슨(좌), '007 스펙터'의 레아 세두(우)

또다른 스웨덴 여배우 앨리씨아 비캔더(Alicia Vikander)도 스파이 픽션 쟝르 영화에 잇따라 캐스팅됐다. 비캔더는 곧 개봉하는 워너 브러더스의 스파이 스릴러 '나폴레옹 솔로(The Man from U.N.C.L.E)'에 출연하며, 곧 제작에 들어가는 유니버설의 제이슨 본(Jason Bourne) 시리즈 5탄에도 캐스팅된 것으로 전해졌다.

▲'나폴레옹 솔로'의 앨리씨아 비캔더

이처럼 크고 작은 유사점이 많은 '007 스펙터'와 '미션 임파서블: 로그 네이션'은 2015년 11월과 12월 각각 개봉할 예정이었다. '007 스펙터'는 11월 6일, '미션 임파서블: 로그 네이션'은 12월25일 개봉 예정이었다. 그러나 파라마운트가 '미션 임파서블: 로그 네이션'의 개봉일을 7월31일로 앞당기면서 비슷한 두 영화가 연말에 나란히 개봉하는 상황을 피하게 됐다.

그런데 비슷한 두 영화 중 '미션 임파서블: 로그 네이션'이 먼저 개봉하면서 선수를 치는 바람에 '007 스펙터'가 오는 11월 개봉했을 때 "왠지 낯이 익다", "신선도가 떨어진다", "미션 임파서블과 구별이 되지 않는다"는 평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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