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10일 수요일

'본드24'에서 고쳐야 할 점 (6) - 본드걸

007 시리즈의 최대 볼거리 중 하나로 '본드걸'이 있다. 이언 플레밍(Ian Fleming)의 제임스 본드 소설 시리즈서부터 미녀 캐릭터가 빠지지 않고 항상 등장했었으므로 007 영화 시리즈에서 본드걸이 최대 볼거리 중 하나가 된 것은 전혀 이상할 게 없다. 007 시리즈의 본드걸은 제임스 본드의 피로를 풀어줌과 동시에 관객들의 눈을 행복하게 해주는 역할을 맡아왔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본드걸이 007 시리즈의 볼거리 리스트에서 멀어져갔다.

프로듀서 중 하나가 여성이라서 인지, 아니면 페미니스트들의 꾸준한 비판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007 제작진은 섹시하고 소프트한 본드걸을 멀리 하고 강인한 프로페셔널 본드걸을 선호하고 있다. 과거엔 머리는 텅 비었지만 가슴은 빵빵한 본드걸들이 많았던 반면 90년대 들어서부턴 당찬 커리어 우먼 타잎 본드걸이 거의 전체를 차지하고 있다.

성공한 커리어 우먼 타잎까지는 문제될 게 없다. 본드걸이 매번 섹스 인형 타잎이어야 하는 건 아니므로 약간의 변화를 준 건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사 타잎 본드걸까지 007 시리즈에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본드걸이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건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본드걸의 역할은 액션이 아니라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것인데, 요즘엔 본드걸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워졌다.

다니엘 크레이그(Daniel Craig)로 제임스 본드가 교체된 이후부턴 또다른 혼란이 보태졌다. 본드와 본드걸의 역할이 바뀌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제임스 본드가 된 이후 여성와 게이 관객들이 제임스 본드 시리즈에 이전보다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는 건 비밀이 아니다. 지난 2008년 '트와일라잇(Twilight)' 시리즈와 다니엘 크레이그 주연 제임스 본드 영화 '콴텀 오브 솔래스(Quantum of Solace)'가 미국에서 연속으로 개봉하자 "틴에이저 소녀들은 '트와일라잇'으로 갔고 걔네들보다 조금 나이 먹은 여성들은 '콴텀 오브 솔래스'로 갔다"는 코믹한 박스오피스 리포트가 나오기도 했다. 또한, 블론드에 파란 눈의 다니엘 크레이그가 게이들로부터 인기가 높은 배우라서 "다니엘 크레이그가 L.A 근교의 게이 클럽에 가서 게이 파트너와 키스를 했다"는 둥 근거 없는 게이 루머까지 나돌았다.

이렇다 보니 남성 팬 중심이던 007 시리즈가 칙 플릭(Chick Flick)화 돼가는 것처럼 보였으며, 제임스 본드가 여성들을 위한 007이 돼가면서 갈수록 본드걸처럼 변해가는 것으로 보였다. 수영복 차림으로 바다에서 걸어나오는 씬은 전통적으로 본드걸의 몫이었으나 다니엘 크레이그 시대엔 제임스 본드가 수영복 차림으로 바다에서 걸어나오는 씬이 화제가 된 것만 보더라도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쓴웃음이 나오긴 해도 이 정도까진 넘어갈 수 있었다. 대부분의 본드팬들은 비키니 차림의 본드걸을 보기 원하지만 여성과 게이 관객도 무시할 수 없으므로 여기까진 이해해 줄 수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본드가 수영복 차림으로 등장하며 노골적으로 섹스 어필을 할 필요까진 없었다는 생각이지만 이 정도는 봐줄 수 있었다.

하지만 제임스 본드가 계속해서 섹시하고 소프트해지고 본드걸이 터프하고 전문가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007 시리즈는 태생적으로 남성 중심이기 때문이다. 007 시리즈는 소설부터 영화까지 남성 판타지이며, 페미니스트들로부터 줄기 차게 비난을 받아온 시리즈다.

제임스 본드를 만든 영국 작가 이언 플레밍의 전기를 읽다 보면 이런 대목이 나온다:

"Women were like pets, like dogs, men were the only real human beings, the only ones he could be friends with." - Ian Fleming

저러한 플레밍의 생각이 녹아있는 소설이 제임스 본드 시리즈다. 그러므로 007 시리즈가 남성중심의 남성 판타지라는 건 옳고 그름을 떠나서 제임스 본드 시리즈의 특징 중 하나로 존중받아야 한다. 'POLITICAL CORRECTNESS'에 심각할 정도로 오염된 사람들은 무조건 예쁘고 깨끗하고 올바른 것만 꺼내놓는 데 혈안이지만, 가공의 캐릭터를 결점 하나 없는 캐릭터로 묘사하면 대단히 비현실적이고 따분한 캐릭터가 나오고 만다. 이언 플레밍이 창조한 제임스 본드는 결점이 많은 캐릭터다. 제임스 본드는 - 항상 그런 건 아니지만 - 여성의 엉덩이를 툭툭 치고 가슴을 움켜잡기도 하는 등 여성을 '엔터테인먼트'로 생각하는 사나이다. 따라서 제임스 본드를 소프트한 순정 섹시남으로 묘사하고 본드걸이 정신, 육체적으로 터프한 프로페셔널이 돼가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많은 본드팬들은 다니엘 크레이그 주연의 제임스 본드 영화에서 이러한 잘못된 변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감지했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아무리 근육을 키우고 액션맨 시늉을 해도 자꾸 여자 화장품 냄새만 날 뿐 어딘가 이상해 보였다.

이런 판에 2012년 개봉한 '스카이폴(Skyfall)'에 동성애를 연상케 하는 씬까지 나왔으니 "이젠 참을 만큼 참았다"는 본드팬들의 불만이 터질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스카이폴'엔 리딩 본드걸조차 없었다. '스카이폴'에도 2명의 메인 본드걸이 등장했으나 그 중 하나는 일찍 죽어버리고 다른 하나는 본드걸이 아니라 007 시리즈 고정 멤버 중 하나인 머니페니였으므로 여주인공 레벨의 리딩 본드걸이 없었다.

베레니스 말로히(Berenice Marlohe)는 사진으로 볼 땐 리딩 본드걸이었지만 실제론 존재감이 부족한 서포팅 본드걸이었으며, 나오미 해리스(Naomie Harris)는 어처구니 없게도 스테로이드를 맞은 머니페니였다. M의 여비서 머니페니는 원래 본드걸로 치지 않는 캐릭터다. 그러나 007 제작진은 나오미 해리스의 정체를  마지막까지 비밀에 붙이면서 해리스가 2명의 리딩 본드걸 중 하나인 것처럼 오해하도록 만들었다. 007 제작진이 이 따위의 유치원 수준 장난을 칠 생각이나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했지만, 2명의 본드걸 중 하나를 머니페니로 때울 생각을 했을 정도로 007 제작진이 본드걸에 얼마나 무관심했는지도 엿볼 수 있었다.

이러니까 "여성 프로듀서 때문에 007 시리즈가 이상하게 됐다", "게이 스크린라이터 때문에 이렇게 됐다"는 잡음이 자꾸 나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007 제작진은 제임스 본드는 갈수록 칙 플릭 캐릭터가 돼가고 본드걸은 매력적이지 않고 존재감도 흐지부지해지고 동성애를 연상케 하는 씬이 나오는 등의 한심한 실수를 '본드24'에서 반복하지 않는 데 신경을 많이 쏟아야 할 것이다. 특히 지난 '스카이폴'의 본드걸이 최악 수준이었던 만큼 '본드24'에선 이 문제를 반드시 개선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본드24' 본드걸은 어떻게 돼가고 있을까?

007 시리즈 루머 중 정신 나간 루머가 가장 많이 쏟아지는 게 본드걸 루머인 만큼 근거 없는 루머를 걸러낼 줄 모르는 사람들은 쓰레기더미에 깔리기 딱 알맞다. 현재 알려진 나름 신빙성 있는 루머를 종합해보면, 영국인 본드걸이 리딩 롤을 맡고 스칸디나비아 본드걸이 서포팅 롤을 맡는다고 한다. 얼마나 정확한 정보인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여러 명의 스칸디나비아 출신 본드걸들이 스크린 테스트를 받은 사실이 확인되었으며, 몇몇 영국 여배우들이 본드걸 후보로 오르내린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현재로썬 영국인과 스칸디나비아 출신 본드걸로 짜여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여기까진 어느 정도 마음에 든다. 007 시리즈에 출연하면 영화와 함께 망가지는 미국인과 아시안 여배우를 피해가는 듯 하기 때문이다. 007 시리즈가 미국와 아시아에서 촬영하거나 미국인이나 아시안 본드걸이 출연하면 매번 기대 이하에 머물곤 했으므로 '본드24'가 미국과 아시아 함정을 피해간다는 점은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이번엔 아주 오랜만에 블론드 본드걸을 기대할 수 있을 듯 하다.

007 제작진은 소설에서부터 검은 머리로 묘사된 제임스 본드 역을 007 시리즈 사상 처음으로 블론드 영화배우(다니엘 크레이그)에게 맡기면서 적지 않은 논란을 일으켰다. 그런데 블론드 본드가 탄생한 이후부터 블론드 본드걸을 영화에서 볼 수 없었다. 과거 007 시리즈에선 블론드는 본드걸의 몫이었지만 블론드 본드가 탄생한 이후엔 룰이 바뀐 것이다. 하지만 현재 루머에 오른 '본드24' 본드걸은 2명 모두 북유럽 출신이므로 적어도 둘 중 하나는 블론드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제임스 본드를 맡은 이후부턴 다니엘 크레이그보다 섹시한 블론드 본드걸은 더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이번엔 어떻게 되는지 두고 볼 일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본드24'에도 메인 본드걸이 2명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본드24'에서도 2명의 본드걸 중 하나가 죽는 운명이 계속 이어질까?

1995년작 '골든아이(GoldenEye)'서부터 지난 '스카이폴'까지 최근 7편의 제임스 본드 영화에 2명의 메인 본드걸이 매번 등장해왔는데, 그 중 하나는 항상 죽는 역할이었다. 2006년작 '카지노 로얄(Casino Royale)'처럼 둘 다 죽는 경우도 있었지만, 나머지 영화에선 둘 중 하나가 죽는 운명이었다.

'본드24'에서도 메인 본드걸이 2명인 것으로 알려졌으므로, 이번에도 둘 중 하나가 죽을 운명인지도 모른다. 007 시리즈는 똑같은 패턴이 반복되는 것으로 유명한 시리즈이므로 일단 의심해보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본드24'에선 어떻게 해야 본드걸을 보다 돋보이도록 만들 수 있을까?

본드걸을 보다 돋보이도록 하려면 식상한 캐릭터가 아닌 보다 흥미로운 본드걸 캐릭터를 소개해야 한다. 90년대 이후 본드걸들은 대부분이 특정 분야 전문가이거나 정보부에서 활동하는 여성 에이전트였다. 그런데 이 중에서 여성 에이전트 캐릭터에 식상한 감이 있다. 스파이물에 가장 쉽게 끼워넣을 수 있는 여성 캐릭터가 여자 에이전트이다 보니 이젠 더이상 흥미가 끌리지 않는다. 또한 여성 에이전트 캐릭터는 여전사형 본드걸이 되기에 딱 알맞기도 하다. 액션은 본드의 몫이고 본드걸은 되도록이면 무기를 손에 댈 일이 거의 없는 캐릭터로 설정되어야 이상적인데, 본드걸이 여성 에이전트로 설정되면 본드와 함께 핸드건을 들고 액션에 끼어드는 터프한 여전사형 본드걸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루머를 훑어보니 '본드24'에도 또 여성 에이전트 캐릭터가 등장하는 듯 하다. 아직까지는 루머일 뿐 확실치 않지만 '본드24' 본드걸 중 하나인 영국인 본드걸이 영국 정보부 요원이라는 얘기가 있다. 물론 스토리가 받쳐준다면 괜찮을 수도 있다. 하지만 007 시리즈에 만족스러운 줄거리를 기대하는 건 무리이므로 이번에도 또 틀에 박인 여성 에이전트 캐릭터에 그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아직 루머일 뿐이므로 좀 더 두고 봐야 할 부분이긴 하지만 '본드24' 본드걸 중 하나로 여성 에이전트 캐릭터 설이 또 나왔다는 건 맘에 들지 않는다. 되도록이면 '본드24'에선 툭하면 총을 들고 설치는 본드걸을 보고 싶지 않았는데, 그런 분위기 없는 본드걸을 또 보게 되는 건지 걱정스럽기도 하다. 여성 에이전트 말고 보다 흥미로운 본드걸 캐릭터를 준비할 수 없는지 제작진에 묻고 싶다.

또한, 본드걸을 이용해 영화를 화사하게 만들어야 한다. 최근 들어 제임스 본드 시리즈가 우중충해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본드걸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그 방법 중 하나로 엑스트라 본드걸들을 귀환시키는 것을 들 수 있다.

007 시리즈엔 풀장, 파티, 카지노 씬에 대사 없이 등장하는 엑스트라 본드걸들이 항상 나오곤 했다. 이들은 단지 영화를 화사하게 만들기 위해 등장한 모델들로, 전세계에서 모인 다인종 미녀들이 단체로 등장해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곤 했다.


그러나 이들도 90년대 이후부터 007 시리즈에서 사라졌다. 1995년 영화 '골든아이(GoldenEye)'의 카지노 씬에 등장했던 엑스트라 본드걸들 이후로 미녀 모델들이 단체로 등장하는 씬이 007 시리즈에서 사라졌다.

물론 아무런 의미가 없는 씬이긴 하다. 하지만 제임스 본드 영화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러브 씬 또한 무의미하긴 마찬가지다. 제임스 본드가 여성 편력이 있는 캐릭터라서 그런지 제작진은 무슨 일이 있어도 러브 씬이 빠져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 듯 하지만, 억지로 집어넣은 듯한 러브 씬은 차라리 없는 게 더 낫다. 오래 전 영화까지 거슬러 올라갈 것 없이 '스카이폴'에서 예를 찾아보자. 본드(다니엘 크레이그)가 느닷없이 샤워 중인 시버린(베레니스 말로히)의 욕실에 들어서는 순간 관객들은 낄낄거렸다. 억지로 셋업한 러브 씬이라는 티가 너무 심하게 나는 바람에 욕실 씬이 에로틱하지 않고 엉뚱해 보였던 것이다. 매번 반복하던 베드 씬에서 벗어나 '스카이폴'에선 오랜 만에 욕실로 러브 씬 위치를 옮겼지만, 앞뒤 생각 없이 무조건 에로틱한 러브 씬을 넣으려고만 하다 제 발등 찍은 것이다. 007 시리즈에 나오는 이런 바보같은 러브 씬은 허리띠에서 갈고리가 발사되는 제임스 본드 가젯 못지 않게 유치한 씬으로 꼽힌다. 그러므로 억지로 집어넣은 티가 나는 러브 씬/베드 씬을 빼고 모델 본드걸들을 단체로 등장시키는 편이 차라리 더 낫지 않겠나 싶다.

그러나 007 제작진은 "러브 씬은 007 시리즈에서 절대로 빠질 수 없는 씬"이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 거의 모든 제임스 본드 영화에 빠짐없이 나왔던 것이므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러브 씬이 무조건 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하지만 그렇게도 전통을 중요시 한다면 건배럴 씬이나 제 위치에 갖다놓으라고 말하고 싶다.

모든 제임스 본드 영화에 러브 씬이 매번 나와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자체가 틀에 박힌 것이다. 스토리가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러브 씬으로 넘어간다면 크게 문제될 게 없겠지만, 007 시리즈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얘기다. 따라서 억지로 집어넣은 듯한 우스꽝스러운 러브 씬을 없애고 그 대신 멋진 몸매의 미녀 모델들을 단체로 등장시키는 쪽이 더 낫다고 본다. 007 시리즈는 아이들도 보는 PG-13 레이팅의 영화라서 러브 씬에서 볼 것도 없으며, 베드 씬이라고 해봤자 침대 시트 밑에서 비비적거리는 게 전부다. 그런데 왜 이러한 불필요한 씬이 계속 영화에 나와야 하는지 알 수 없다. 제임스 본드가 여성 편력이 심한 캐릭터이더라도 러브 씬을 무조건 넣어야 하는 건 아니다. 이런 식으로 러브 씬을 넣는 건 영화에서 본드가 자빠뜨린 본드걸의 수를 세는 일부 본드팬들 못지 않게 유치하다. 따라서 쓸데없는 러브 씬으로 시간만 잡아먹을 게 아니라 섹시한 차림새의 미녀 모델들을 곳곳에 등장시키는 편이 더 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너무 과하면 빅토리아 시크릿(Victoria's Secret) 패션쇼처럼 되므로 센스있게 적당히 해야겠지만, 쓸데 없는 러브 씬보다 관능적인 미녀 모델들을 여러 명 등장시키는 게 "제임스 본드의 주위엔 항상 미녀들이 모인다"는 이미지와 잘 맞아떨어진다고 본다.

여성과 게이들은 근육질의 핸섬한 남자 모델들이 단체로 등장하는 걸 원할지 모르며, 러브 씬이 없어지면 제임스 본드의 벗은 모습을 볼 기회가 사라진다고 투덜댈 수도 있다. 그러나 007 시리즈는 스트레이트 남성들의 판타지라는 점을 존중해야 한다.

물론 요샌 "여성이라서 자랑스럽다", "게이라서 자랑스럽다"고 하는 건 전혀 문제될 게 없어도 "스트레이트 남자라서 자랑스럽다"고 하면 자칫 성차별, 게이차별자로 몰릴 수도 있는 세상이긴 하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남성 중심인 제임스 본드 시리즈까지 그런 것을 의식해 지나칠 정도로 눈치를 볼 필요는 없다. 이것이 90년대 이후에 제작된 007 시리즈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라고 생각하며, 앞으로 이 부분을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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